학교 공부 익히기 멘토링 사업 앞장서는
신해두 서울시 노원구협의회장
노원구협의회는 청년 자문위원들이 전문성을 발휘해 참여하는 멘토링 사업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탈북 학생들에게는 실질적 도움을, 청년 자문위원들에게는 보람과 기쁨을 안겨주는 멘토링 사업의 총지휘자 신해두 협의회장을 만났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교실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몇 학생은 오지 않으려다 억지로 온 기색이 역력했다. 몇몇은 울기까지 했다. 핑계를 대고 안 나오려는 학생도 있었다. 민주평통 서울시 노원구협의회가 탈북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펼친 멘토링 수업 현장의 첫 출발은 이런 모습이었다.
“숙제의 부담감, 새로운 공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원활한 한국 정착과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영어와 표준 우리말 구사력이 절실합니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만큼 더더욱 필요한 교육이라 생각했습니다.”
신해두 노원구협의회장은 자문위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청년분과위원회 자문위원들이 매주 문자메시지와 전화 통화로 아이들에게 학업에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수업을 기피하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함께하자고 격려했다.
형식적인 멘토링이 되지 않도록 높은 전문성을 갖춘 것은 물론이다. 교육학 박사인 모순영 자문위원이 표준 우리말에 대한 멘토링을 맡았고, 생활영어단어지도사인 백길현 자문위원이 영어단어 암기실습 지도를 담당했다. 수업 때마다 생활영어단어지도사가 2, 3인씩 배치돼 수업을 도왔다.
효과적인 단어 외우기 비법을 전수했고, 재미있는 놀이를 통한 우리말 배우기도 시도했다. 구청 등의 협조를 얻어 컴퓨터를 교육에 활용했다. 영어 단어를 외우고 해석하며 정확한 우리말 표현을 배우고 익히도록 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더니 학생들이 놀랄 만큼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였습니다. 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은 첫 수업 테스트에서 12점을 받았지만 3개월에 걸친 수업을 마칠 즈음 최종 테스트에서 무려 98.5점을 받기도 했죠. 정말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멘토링 사업은 이 밖에도 14명의 탈북 유·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우리 전통문화 체험, 뮤지컬 배우와 함께하는 한류 음악 즐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탈북민 설문조사 통해 문화 체험 프로그램 마련
신 협의회장은 “특히 협의회 소속 청년 자문위원들이 직접 교육자로 참여해 자기 전공 분야를 재능 기부함으로써 지역사회공헌 활동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고, 탈북 청소년들을 미래 통일후계세대로 육성하는 데 동참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멘토링 사업의 의의를 평가했다.
신 협의회장은 이 외에도 지금까지 펼쳐온 노원구협의회의 주요 활동으로 태극기 보급운동을 겸한 통일 어울림 걷기,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통일안보 강연회, 안보 견학, 음악회 등을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체험이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수원화성과 민속촌을 견학했는데, 올해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노원경찰서 보안과를 통해 어떤 문화 체험을 하고 싶은지 미리 조사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죠.”
일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탈주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조사 결과 북한이탈주민들은 알밤 줍기 등의 농촌 체험과 강화도 문화 체험, 안성 풍산개 마을 체험, KBS 열린음악회 방청, 뮤지컬 관람 등을 꼽았다. 그중에서 올해는 알밤 줍기 체험을 할 예정이라고.
또한 올해 협의회의 주요 행사로는 통일 염원 어울림 음악회 개최와 함께 연말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도록 북한이탈주민에게 떡국용 떡을 전달하는 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사업을 통해서 통일을 향해 성큼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협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신 협의회장은 14기에 처음 자문위원에 위촉돼 14~16기 지회장을 거쳐 17기 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민주평통 사업 전반을 폭넓은 이해로 두루 꿰뚫고 있는 것은 이런 오랜 경험 덕이기도 하다. 현재 신안전기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