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대토론회
종교로 북한 인권 회복,
의료로 북한 건강 회복!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종교계는 어떤 노력을, 탈북민의 건강을 위해 보건·의료단체는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 방면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민주평통 종교복지분과위원회가 주관하고 대한민국 7대 종단과 주요 보건·의료단체가 공동 주최한 ‘평화통일 대토론회’가 11월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통일부, 통일준비위원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북한인권법 발효로 국내에서도 북한의 해외 파견근로자 인권 문제 등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통일을 위한 종교·복지계의 역할과 국론 결집’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에는 성균관 유도회, 원불교 중앙총부, 천도교 중앙총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기독교총연합,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이 함께했다.
유호열 수석부의장은 개회사에 앞서 구소련과 맞서 변화를 이끌어냈던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했다. “바웬사 대통령이 구소련과 공산당 조직에 맞서 변화를 이끌 때 두 가지를 잡고 변화와 두려움을 이겨냈다. 하나는 신앙이고 하나는 가치에 대한 확신이었다.”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민간부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진정한 통일은 남북한 주민 모두가 하나의 민족공동체 속에 용해될 때 가능해진다”면서 “탈북민 3만 명 시대를 맞아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이 돼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김태훈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1세션(주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은 러시아 벌목공 출신인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가 촬영해온 북한 해외 파견근로자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월도스님은 “지난 10여 년간 지켜본 결과 북한에도 종교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민간 교류를 통해 삶 속에서 남측의 평화로움과 종교의 자유가 북한으로 전파된다면 핵보다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정책실장 김훈일 신부는 “북한에는 인권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나 몽골, 동남아 파견근로자로 일하며 착취당하는 북한 주민들도 처음에는 경계하다가도 차츰 식량이나 옷가지 등을 얻기 위해 몰래 찾아오고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탈북민 위한 의료체계 개선 시급
천도교 정정숙 교화관장은 “북한에도 조선천도교중앙위원회와 천우당이라는 단체가 있어 지난 2012년과 2014년 남북 합동으로 종교 행사를 치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용환 학술위원은 탈북민들과의 문화 공유와 이질성 극복을 강조하면서 “겨레 얼 사업을 강화하고 탈북민들의 실태를 파악해 탈북민 3만 명 시대에서 10만 명 시대를 대비하는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성균관 유도회 박영기 교육원장은 “북한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다 바꿔놓고 있다. 김일성 3대가 하늘과 신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또 “전통의례와 제례 등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전수함으로써 문화적 동질성과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불교 한민족 한삶운동본부 윤창원 이사는 “각 종단에서 얘기하는 통일 이야기는 있지만 합의된 과정은 없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거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나의 원칙 아래 해나가는 등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기총 인권위원회 김규호 부위원장은 종단 내 탈북자 돕기 활동을 소개하면서 “종교계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인권운동에 함께 나서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구 민주평통 종교복지분과위원장이 사회를 맡은 2세션(주제 ‘북한이탈주민의 우리 사회 적응과 정착 지원 방안’)에서는 강동완 부산하나센터장이 “결핵에 감염된 만삭 임신부를 지역하나센터에서 관리하게 하는 등 탈북민 환자들의 관리체계에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결핵과 같은 법정전염병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2011년까지 남북 의료계는 많은 협력사업을 펼쳐 성과를 거뒀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단절된 상태”라고 설명하고 “의학학술정보와 의료기술 협력 추진을 위한 조선의학협회와의 학술대회 등에 교차 참석하는 등으로 교류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최남섭 회장은 “북한이탈주민 전담 진료기관 설치를 통해 이들의 구강검진과 진료, 시행관리 데이터를 구축하는 공공서비스 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한의사협회 남지영 국제이사는 “각 보건단체가 정부와 협력해서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적응을 도울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유병률이 높은 관절염, 요통, 위염, 위궤양 등의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