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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호 > 북한 IN

북한 IN

북, 변화 과시 위해 잇단 ‘경제개발구’ 지정
성공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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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2년 10월 13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체육관에서 북중 상품전시회가 열렸다.
북한은 이미 황금평과 위화도를 경제개발특구로 개발하기로 중국과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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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민주평통 자문위원이다.
전 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과 한국은행 차장을 역임했다.

북한은 중앙정부의 대규모 특구와 함께 각 지방 단위의 소규모 경제개발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대외 홍보용 자료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기존의 4개 특구(개성·금강산·황금평·나선)에다 원산 관광특구, 신의주 경제특구, 강령군 녹색시범지구, 평양시 은정 첨단기술개발구 등을 추가해 8개의 특구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어 백두산과 칠보산 관광특구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경제개발구 투자 제안서’에 따르면, 도 단위의 13개 경제개발구를 지정하여 전국적으로 외자 유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경제개발구 건설은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 수출가공 등 업종 선택 △50년 토지 임대 △소규모(7000만~2억4000만 달러)의 합영 또는 외국기업 단독 개발 △경제특구에 준하는 우대조치(기업소득세 14%, 특혜관세)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핵심 과제는 단기간에 주민생활 개선과 핵 보유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을 통해 군사 부문의 성과는 거두었으나, 자금 부족으로 경제 부문의 성과는 미흡했다. 개혁은 제도 개선만으로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고 투자가 확대되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경제개발구 건설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첫째,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성장에 주력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공식화(2013. 3. 31)한 이후 경제 건설에 좀 더 힘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군사 부문보다는 경제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특히 2013년 5월 이후 경제 관련 활동이 대폭 증가(2013. 1~4월 9.6% → 2013. 5~9월 42.2%)했다.

둘째, 대외적으로 북한이 변화하는 모습을 과시함으로써 6자회담 재개, 대외 지원 확보 등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데 있다. 북한은 북미관계가 나아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중국의 지원 확보를 위해 중국의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었다.

북한의 경제개발구는 전면적 개방의 형태를 보이고 있으나, 실제로는 선택된 일부 지역의 개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평양을 포함한 중앙정부 주도의 특구와 함께 도 단위의 13개 경제개발구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개발구에 대한 북한의 투자 수요는 큰 반면 북한 리스크 및 인프라 미비 등으로 외자의 공급 가능성은 낮다. 특히 개발업자가 전력, 도로, 상하수도 등을 직접 건설해야 한다.

병진노선 고집하며 경제특구 지역 확대

이러한 수요와 공급 간 격차 때문에 외자기업에 다양한 특혜를 제공하는 한편 여러 개의 특구를 동시에 제시하면서 투자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경제개발구는 주로 중국을 겨냥한 개방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의 개방이 주로 남한을 겨냥했다면, 최근의 개방은 나선, 신의주 등 북중 접경지역 개발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이 병진노선을 유지하는 한 중국에 의존하는 제한적 개방을 추진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핵 문제가 걸려 있어 단기간 내 북미관계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고 미중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여 북한을 보호하고, 북한은 중국에 의존해 제한적인 개혁·개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중국 정부의 대북 제재는 형식적인 데다 다양한 편법들이 이를 무력화하고 있다.

경제개발구는 북한이 ‘변화’를 과시하는 측면이 강하고, 수익성이 보장될 일부 지역의 개발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경제개발구(와 특구)는 현재 북한의 개발 수요를 반영하고 있으며 향후 북한 개발의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간과할 것이 아니라 통일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들 지역 개발의 실현 가능성 및 기대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북한 개발의 로드맵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경제·군사적 요충지이자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의 전초기지가 될 나선과 신의주 등 주요 지역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관심을 갖고 개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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