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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

vol 120 | 2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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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발로 결정짓는’ 북한 SLBM 위협

4전5기 만에 등장한 ‘게임 체인저’

지난 4월 24일 수중 사출 후 점화에 성공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왼쪽, 노동신문 사진). 8월 24일 ‘북극성’이 발사돼 500km 이상 비행에 성공하자 김정은이 현장 관계자를 껴안고 기뻐하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지난 4월 24일 수중 사출 후 점화에 성공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왼쪽, 노동신문 사진). 8월 24일 ‘북극성’이 발사돼 500km 이상 비행에 성공하자 김정은이 현장 관계자를 껴안고 기뻐하고 있다(조선중앙TV 화면).

고체연료 탑재와 장거리 비행에 성공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과 더불어 커져만 가는 이 위협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

북한이 지난 8월 24일 최대 사거리 2500km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시험 발사에 사실상 성공함으로써 북한의 SLBM 위협과 그 대응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SLBM 개발 성공은 군사 상식과 군 당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한반도 안보 지형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사이에 실전 배치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군사적 위협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험 발사 당시 북한 SLBM이 실제 비행한 것은 500km 정도다. 외형상 이전의 최대 비행거리 30km(2016년 4월)에 비해 크게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상적인 비행궤도보다 고각(高角)으로 발사돼, 정상 비행 최고고도 400km보다 훨씬 높은 500km 이상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졌다. 군 당국은 이를 근거로 정상 비행궤도라면 이 미사일이 1000km를 날아갈 수 있고, 고체연료를 더 채워넣으면 최대 2500km 안팎을 비행할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시험 발사 성공에 필수적인 단(段) 분리에도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 SLBM은 원래 액체연료를 썼지만 지난 4월 고체연료로 바꿔 30km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보다 안정적이어서 물속의 SLBM용으로 적합하다.

8월 시험 발사에서 북 SLBM은 4월 발사 때보다 강력한 화염을 안정적으로 내뿜어 고체연료로의 전환이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줬다. 북한은 지난해 이후 SLBM 시험 발사를 다섯 차례만에 성공해, ‘5전6기’ 기록을 세운 무수단 미사일처럼 ‘4전5기’ 기록을 세웠다.

현재 북한의 SLBM은 ‘실전 배치’라는 고지의 9부 능선 이상을 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SLBM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할 우리의 ‘킬 체인(Kill Chain)’을 무력화해 우리 군을 속수무책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다. 현재 북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그린 파인’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는 북쪽을 향해 있어, 북 잠수함이 우리 ‘뒤통수’에 해당하는 동남해나 남해로 침투해 SLBM을 쏠 경우 그대로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도 평상시에는 북쪽에서 날아오는 북 미사일을 겨냥하고 있을 것이라, 북한이 동해 북쪽에서 미사일을 쏘지 않는 한 요격할 수 없다.

北 SLBM 발사는 사드 배치를 정당화해

지난 8월 북한이 쏘아 올린 SLBM은 최대 마하 10(음속의 10배)가량의 속도로 낙하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는 요격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PAC-3 미사일은 마하 5~6 정도로 떨어지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사드는 최대 마하 14~15로 낙하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최대 사거리 3500km) 및 SLBM 발사를 통해 역설적으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번 시험 발사 성공에 따라 북한이 언제, 얼마나 많은 SLBM을 실전 배치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잠수함 건조 및 운용 능력에 좌우된다. 북한은 우선 2000톤급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에 이 미사일 1발을 실어 이르면 올해 말 실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SLBM은 보통 6000톤급 이상의 잠수함에 10발 이상 탑재해야 전략적 의미를 갖는데, 북 SLBM은 군사 상식을 깨는 것이다. 신포급은 크기가 작아 선체 가운데에 1발을 겨우 탑재한다. 우리나라나 서방세계 기준으로 보면 실전 배치형은 될 수 없고 시험함의 성격이 강하다. 크기가 작아 안전성과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물속에서 SLBM을 콜드 런치 방식으로 밀어 올릴 때 상당한 고압의 가스(증기)를 사용하는데 그때의 충격으로 잠수함이 흔들리고 내려앉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보통 2000톤급 이하의 소형 잠수함에는 SLBM을 탑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단 한 발만 싣되 핵탄두 미사일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일종의 ‘일격필살(一擊必殺)’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한 건국 70주년인 2018년 9월 9일까지 SLBM 수직발사관을 2, 3기 갖춘 신형 잠수함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일본 방위백서 등에 따르면 북한은 잠수함, 잠수정을 총 78척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 옛 소련이 북한에 매각한 배수량 3500톤급 잠수함을 분석해 얻은 기술로 SLBM을 여러 발 쏠 수 있는 새 잠수함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구소련의 골프급 잠수함을 고철로 도입한 뒤 이를 토대로 이번에 SLBM을 발사한 신포급 잠수함을 건조했다. 골프급은 수중배수량 3500톤, 길이 98m로 신포급(길이 67m)보다 크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북한 잠수함 건조 능력을 봤을 때 김정은의 지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북한은 이미 1970~80년대 구소련의 로미오급 잠수함 18척가량을 독자적으로 건조한 경험이 있다. 로미오급은 수중배수량 1800톤급으로 현재 북한 잠수함 중 주력으로 23척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보다 작지만 침투용으로 적합한 상어급 소형잠수함(280~300톤급), 연어·유고급 잠수정(80~130톤급)도 각각 독자 건조했거나 건조 중이다. 북한 잠수함과 SLBM 전력 확충에 대한 우리의 치밀한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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