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북 미사일 막는 한미 연합 4총사
사드, L-SAM과 PAC-3, M-SAM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 조짐을 보이면 현무와 ATACMS로 구성된 킬체인이 선제 타격한다.
그래도 날아오는 것이 있으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와 주한미군의 사드가 불을 뿜는다.
북한은 올해 연초에 네 번째 핵실험을 한 데 이어 2월 초에는 인공위성으로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어지자 북한은 핵탄두 모형을 공개하는 등 자기들의 핵·미사일 역량을 과시하는 조치를 이어갔다. 급기야 3월 15일 김정은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다양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단행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국령 괌을 목표로 한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을 4월 15일 발사해 공중 폭발된 후 6월 22일까지 여섯 발이나 발사했다. 북한은 1413km 고도까지 올라간(고각발사) 여섯 번째 발사는 성공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과 대한민국을 향한 대대적인 선전과 협박에 나섰다. 이와 함께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코앞에 닥친 것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 대부분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의도는 무엇인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어떠한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북한이 그들의 핵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핵탄두를 소형화·경량화해 자기들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강력한 핵폭탄을 갖고 있어도 원하는 표적까지 날려 보낼 운반수단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거듭한 것은 유사시 미군의 한반도 전개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즉 괌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하기 위함이다. 대한민국은 스커드(사거리 300~800km)로, 일본을 향해서는 노동(사거리 1300km)으로, 괌에 대해서는 무수단(사거리 3000km)으로 타격하고 미국 본토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타격하려 한다. 북한의 미사일 개
발 추이를 감안할 때 우리는 북한의 핵탄두가 소형화·경량화되었을 것으로 상정하고 스커드와 무수단 미사일을 요격해낼 채비를 해야 한다.
K2체계인 킬체인과 KAMD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리 군은 이른바 K2 체계인 킬체인(Kill Chain)과 KAMD(Korea Air Missile Defense,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2021년까지 구축하려고 한다. 그와 함께 종말 단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를 결정했다. 한 가지씩 나눠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력이 제고됨에 따라 먼저 한 발을 맞으면 그 피해를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임박하다고 판단되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킬체인 전략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안보협의회를 통해 북핵·미사일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4D 지침’을 승인했다. 4D란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 방어(Defense) 과정으로 핵탄두 탑재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를 교란하며 파괴하는 작전 개념이다.
우리 군은 이러한 작전 개념을 수행할 작전계획과 무기체계를 구비한다는 방침 아래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의 움직임을 조기 탐지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하고, 사전에 정확하게 적의 지휘부와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수단을 발전시키고 있다.
킬체인이란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고 30분 이내에 도발 원점을 선제 공격하는 개념이다. 탐지에 1분, 분석(좌표 식별)에 1분, 결심에 3분 그리고 25분 이내에 타격하는 것이다. 킬체인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탐지-식별-결심-타격을 위해 세 가지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
첫째는 원거리 표적을 포착할 수 있는 센서체계이다. 즉 정보·감시·정찰(ISR : Intelligence, Surveillance, Reconnaissance)체계의 구축이다. 둘째는 실시간으로 다양한 제대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타격을 위한 결심을 해야 하는 데 필요한 C4체계 구성이다. 셋째는 원거리에 있는 고정 및 이동 표적(북한 미사일 발사대)을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한 슈터(Shooter)체계의 완비다. 슈터체계란 장사정(長射程)이면서 고도의 정밀 타격이 가능한 정밀유도무기(PGM : Precision Guided Munition)체계를 말한다.
킬체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전장(戰場) 가시화(적미사일 기지를 훤히 들여다보는 것)를 위한 ISR체계, 정보 공유를 위한 C4체계 그리고 장사정 정밀 타격을 위한 PGM체계가 복합적으로 구축돼야 한다. 국방부는 2020년 초반부터 군사정찰위성 5기를 실전 배치하고, 2018년까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 4대와 중고도 무인정찰기를 전력화해 ISR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C4체계를 위해서는 한국형 합동전술데 이터링크체계(Korea Joint Tactical Data Link System, KJTDLS)도 구축한다.
사드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PGM 수단의 전력화도 추진한다. 이미 확보된 지대지 미사일에는 현무Ⅱ(사거리 500km)와 ATACMS(사
거리 300km) 탄도미사일, 현무Ⅲ 순항미사일(사거리 1500km) 등에 새로운 타격 능력을 추가하는 것이다.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현무ⅡB 개량형 미사일(사거리 500km 이상)이 시험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곧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공대지 미사일로는 미국제인 JASSM(사거리 300km)과 SLAM-ER(사거리 280km) 등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독일제인 타우루스(Taurus, 사거리 500km)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을 구비한 F-35A 40대를 2018년부터 2022
년까지 전력화할 예정이다.
해상에서는 함대지 순항미사일인 해성-2(사거리 1000km)와 잠대지 미사일인 해성-3가 있다. 킬체인을 피해 한국으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은 KAMD로 대응한다. KAMD는 미국의 MD체계와는 달리 탐지 센서의 운용 범위를 한반도로 국한하고, 요격미사일 능력도 종말 단계에서의 하층방어로 한정시킨 개념이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상호운용성을 발전시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킬체인으로 사전 타격에 실패한 경우, 한국으로 날아오는 북한의 지상 발사 미사일은 미국의 조기경보위성과 한국의 이지스함에 장착돼 있는 SPY-1 레이더(1000km 탐지), 그리고 지상에 설치돼 있는 그린 파인(Green Fine) 조기경보레이더(500km 탐지) 등으로 탐지해 작전통제소(Air and Missile Defense Cell, AMDCell)에 보고한다. 작전통제소에서는 탐지된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요격부대를 선정한다.
작전통제소가 요격명령을 내리면 지상의 패트리엇(PAC-3)으로 이를 요격한다. 이를 위해 2020년 완료를 목표로 기존의 PAC-2를 PAC-3로 개량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 군은 2020년까지 적기(敵機) 요격용으로 실전 배치한 천궁(M-SAM)을 토대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새로운 M-SAM(천궁PIP, 사거리 15km)을, 2022년까지 사거리 40km 이상인 L-SAM(장거리) 방공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함으로써 중첩방어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그리고 KAMD를 보강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허용해 2017년 말까지 1개 포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징후가 명확하면 킬체인을 통해 먼저 선제 타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불가능하도록 차단한다. 그러나 선제 타격 전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상승-중간비행-종말 낙하의 3단계 중 마지막 종말 단계의 고고도(40~150km)에서 사드가 가장 먼저 요격에 나선다. 사드가 실패하면 L-SAM이 발사되고, L-SAM마저 뚫리면 M-SAM과 패트리엇(PAC-3)이 마지막으로 북한 미사일 요격에 나서는 중첩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드 배치 지역은 경북 성주로 결정되었다. 이 지역에 사드가 배치되면 대한민국의 2분의 1내지 3분의 2지역을 방호할 수 있다. 또한 평택, 강릉, 군산 등 주한미군 기지와 육해공군 지휘부가 위치한 계룡대, 전시 미군의 증원 통로인 부산의 방호가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의 SLBM 실전 배치에 대비한 대응 역량도 함께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4시간 북한 잠수함 기지에 대한 감시자산을 확보하고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대잠 헬기와 고성능 수중탐지레이더 등을 도입해야 한다. 북한보다 잠항 능력이 뛰어나고 소음이 적은 3000톤급 한국형 핵추진잠수함도 조기 전력화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갖춰지면 북한 잠수함을 선제 타격하거나 발사된 SLBM을 요격할 수 있게 된다.
킬체인, KAMD 구축과 함께 북한 변화를 유도하는 대북 심리전으로
우리는 역(逆)통일전선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레이저포와 전자기파탄도 조기에 개발해야 한다.
미사일 방어망으로만 충분한가?
이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점검해보았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은 두 가지 측면에서 추진해야 한다. 하나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로 김정은의 셈법을 바꾸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군사적 측면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결코 사용할 수 없도록 무력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비핵화 정책 기조 아래 미국의 확장 억제와 사드, 우리의 킬체인 KAMD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대북 심리전으로 역(逆)통일전선전술을 구사하고, 군사력 측면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는 역비대칭 군사력을 건설해나가야 한다.
사이버 영역에서의 킬체인 구축, 레이저포, 고출력마이크로웨이브(HPM)탄, 전자기파(EMP)탄 등을 조기에 개발해 실전 배치함으로써 북한이 우리를 향해 핵·미사일을 사용하기 전에 북한군의 지휘통제체계와 핵·미사일기지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지원과 국회의 협력이 중요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예비역 육군 준장, 정치학박사. 국방부 군비통제차장,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역임. 현재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겸임교수, 민주평통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KBS 객원해설위원, 월간지 <국가안보전략>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