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기 국내지역회의 종합
“국론 결집과 국민 통합으로
평화통일 이루자”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내지역회의에서는 ‘북북갈등’을 유도하자, 중국에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하자, 청년 통일 아카데미를 활성화하자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다양하고 참신한 정책 제안이 쏟아진 국내지역회의 현장을 소개한다.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제17기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내지역회의가 열렸다. 국내 자문위원 1만 6582명을 대상으로 ‘평화통일은 국론 결집과 국민 통합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다양하고 참신한 정책안이 제시됐다.
6월 부산, 인천, 세종, 울산, 충북, 전남, 경북, 광주, 경기, 서울에서 회의가 열린 데 이어 7월에는 충남, 대전, 전북, 제주, 이북5도, 경남, 대구에서 각각 지역회의가 개최됐다. 국내지역회의는 자문위원 실천강령 선서, 각 광역시·도 및 이북5도 부의장의 개회사와 대행기관장의 축사, 민주평통 의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 상영, 17기 민주평통 주요 업무 추진 현황 보고, 지역회의별 정책건의안 상정과 의결 등으로 진행됐다.
각 지역별 주요 정책 제안 소개
정책건의안은 지난 4월부터 광역시·도별로 정책 건의전담반(TF)을 구성·운영하는 한편 평화통일포럼 및 정기회의 등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완성된 현장 중심의정책 방안이다. 7월에 열린 지역회의에서 제안된 정책 제안은 다음과 같다.
충남 ▲정부와 세계의 대북 제재 당위성을 국민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참여하는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하고, 다큐 형식의 미디어를 이용한 홍보 정책을 강구하자. 일반 시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통일 신문고 등도 설치해 국민의 생각을
수렴하자(여운영 자문위원). ▲별도의 TF 조직을 구성해 초·중·고교의 학교 통일교육을 맞춤식으로 체계화하고, 민주평통 자문위원을 통일 전문 강사로 활용하자. 체계적인 통일교육을 시행하고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대국민 통일운동 등도 전개하자(하채수 충남 포럼 연구위원장).
대전 ▲보수·진보 진영 간에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비판하는 이분법적 태도에 변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통일에는 일정 비용이 든다는 기본적 사실을 인식하고, 통일 재원 마련 등을 제도화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탈북자를 위한 재단 설립 및 통일 후 사회 인프라 재건에 투입하자(유병선 상임위원). ▲누리소통망(SNS) 등을 활용해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20, 30대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대학생들이 직접 통일 후의 경제·문화에 대해 예측하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홍순만 자문위원).
전북 ▲역사적 피해자들인 전사자, 납북자, 이념 폭력의 희생자, 이산가족에 대한 사회적 치유 활동을 국가와 지역사회가 지원하도록 하자. 독일의 보이텔스바흐(Beutelsbach) 협약을 참고해 민주평통이 우리 사회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일에 앞장서자(이성용 순창군협의회 청년위원장). ▲기존에 전북지역회의가 시도한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통일 거버넌스 한마당’이 시·군·구 수준에서도 가능하도록 지원하자. 중앙정부뿐 아니라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시민단체와 통일 준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구체적 협력을 위해 법규 등을 정비할 것을 건의한다(나춘균 전주시협의회장).
제주 ▲북한 핵 폐기의 절대적 필요성을 국민들이 인식하도록 ‘북한 핵 폐기 전 국민 캠페인’을 전개하자. 중국에 한반도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진실되게 전달하는 한편 대북 제재에 중국이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하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자(강근형 자문위원). ▲지역시민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공적 중앙기구를 설치해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재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 각 시민단체가 북한 사회의 경제, 보건, 교육 등의 구체적 실태를 파악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도 개설하자(김병성 자문위원).
이북5도 ▲‘북한 인권 및 인도적 문제’에 대한 국내외 여론 형성 활동을 지속하자. 민간 차원의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활동을 활성화하고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하는 ‘민주평통의 실천적 역할’을 확대·강화하자(윤일영 자
문위원)
경남 ▲북한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해 북한의 민주화 혹은 ‘북북갈등’ 유도 활동을 추진하자. 동시에 남북 사이의 긴장이 무력 분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제어하는 구조적 장치로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다자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노력이 필요하다(진희관 상임위원). ▲통일 준비 리더인 청년, 공무원, 교원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의 운용과 확대, 경남지역 대학의 통일교육 과목 개설 확산과 통일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초등 및 중등학교 사회과 교사 중 통일교육 전담 교사를 지정하고, 이들을 위한 심화교육과정(교원 연수)도 운영하자(박종철 상임위원).
대구 ▲분단 문제를 양성화해 분단 현실을 냉철하게 이해하고 그 폐해를 알려 통일로 가는 당위성을 인정하도록 하자. 남한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 상실, 고령화, 청년 취업 문제 등이 남북한 경제 통합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젊은 세대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하자(박철 자문위원). ▲국제적 통일 여건 조성을 위해 대구·경북지역에서 공부하는 5000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과 지역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통일 아카데미’를 활성화하자. 또한 다문화가족과 지역 시민단체 간의 통일 네트워크를 구성해 다문화가족 모국을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을 국제적으로 알리자(조병철 자문위원).
큰 감동 준 ‘맑은 소리 하모니카’ 연주
한편 이번 국내지역회의는 정책 제안 내용의 깊이와 치밀함은 물론 각 지역을 대표하는 다채로운 문화 공연으로도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경남지역회의에서는 식전 공연으로 경남 무형문화재 제6호 보유자인 김만연 외 5명이 웅장하고 역동적인 타악 합주 공연 ‘대북합주’를 선보였고, 대구지역회의에서는 대구성보학교의 지체·지적장애 청소년들로 구성된 맑은 소리 하모니카 연주단의 공연이 깊은 감동을 주었다. 대전지역회의에서는 금빛가온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 공연, 전북지역회의에서는 백두한라예술단 축하 공연이 행사의 흥을 돋웠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북5도지역회의의 문화 공연. 원로 연극인 박정자 씨가 후배 연극인들과 함께 시인 이육사의 ‘청포도’와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낭송했으며, 박정자 씨의 오빠인 박상호 감독의 영화 ‘비무장지대(1965년 작, 13회 아시아 영화제에서 최우수상 수상)’의 일부가 소개되기도 했다.
연극배우 배혜선, 김수용 씨가 함께 부른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감상한 데 이어 모두 함께 ‘고향의 봄’을 합창
하며 실향의 아픔을 통일의 에너지로 승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되새겼다.
이렇게 6월과 7월에 걸쳐 23일간 전국에 통일 열기를 불러일으킨 국내지역회의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고, 내년에 더욱 알찬 내용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유호열 수석부의장
북핵 해결위한 국론결집 강조
7월 6일 서울사이버대학교에서 열린 이북5도지역회의에서는 유호열 수석부의장의 강연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유 수석 부의장은 “지난 6월 실시한 통일 여론조사에서 우리 자문위원들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99% 이상 동의하고, ‘5~10년 내에 통일이 가능하다’는 대답이 67%를 차지했다”며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통일 의지와 통일에 대한 낙관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유 수석부의장은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위기 상황에서 북핵 해결의 핵심 당사자로서 개성공단 중단을 결정하고, 대북 제재 논의를 주도해 유례없이 강력한 유엔 제재 결의를 이끌어냈다”며 “북·중
교역이 90%를 차지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베트남, 미얀마도 이 같은 북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는 북한의 변화를 위해 당장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대화는 북한의 명확한 비핵화 결단과 행동이 선행돼야 한다.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협상만 요구한다면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이제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 대 북한의 구도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고, 북한 비핵화라는 지난한 과제는 결국 의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대통령 연설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북한이 모든 국력을 핵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리도 북핵 해결의 의지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핵 해결은 요원해지고 우리는 실전 배치된 북한 핵무기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말 것이다. 우리 국민이 지역과 세대, 이념을 떠나 북핵 해결과 평화통일을 위해 국론을 결집하고 단합한다면 선진 통일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