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협의회

“98명의 자문위원이
364명의 북한이탈주민과 하나 된다

관내 탈북민과 함께 제주도를 찾아간 ‘북한이탈주민 우리 역사 알기 문화체험’ 행사

경북도에서 가장 많은 북한이탈주민을 안고 있는 구미시는 함께하는 체험을 통해 그들을 구미 시민으로 녹여내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 정신으로 마음에 의한 통일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구미는 경상북도에서 가장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는 도시다. 민주평통 자문위원 입장에서는 그만큼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지역이다. 2016년 11월 현재 구미시에 머물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364명. 2016년 구미시협의회는 이들과 ‘북한이탈주민 우리 역사 바로 알기 문화체험’, ‘북한이탈주민 망향제’, ‘북한이탈주민 안보 현장 견학’, ‘북한이탈주민 김장 담그기’ 등을 함께했다.

‘북한이탈주민 우리 역사 바로 알기 문화체험’에는 35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제주도를 방문해 분단의 아픔을 달랬다. 우리에게 금강산, 백두산이 그러하듯이 북한이탈주민에게는 제주도가 꿈에도 그리던 통일의 상징이다.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북한이탈주민 망향제’는 구미시협의회가 북한이탈주민과 매년 꾸준히 해온 행사다. 명절이면 더욱 고향이 그립고 가슴이 절절해지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강원 고성군의 통일전망대로 떠난 ‘북한이탈주민 안보 현장 견학’에는 42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참가했다.
이는 가까운 곳에서 고향 땅을 보고 싶다는 북한이탈주민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겨울이면 추위와 먹을거리 걱정에 시름을 더해가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해 열리는 ‘북한이탈주민 김장 담그기’도 매년 해온 일이다. 모두 지역 내 북한이탈주민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노력들이다.

관내 탈북민과 함께 제주도를 찾아간 ‘북한이탈주민 우리 역사 알기 문화체험’ 행사(위 사진)에서 삼별초 유적지를 찾았다.

구미시협의회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이 자문위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 구미시협의회 자문위원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협의회 차원에서 이들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과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올바르게 정착했을 때 가능한 일이겠지요.”

김철호 구미시협의회장의 말이다. 구미시협의회가 지역 내 북한이탈주민들과 활발한 스킨십을 이어나갈 수 있는 데는 자문위원들의 역할이 컸다. 20대부터 80대까지의 고른 연령 분포는 세대 차이라는 벽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되었다. 자기 분야에서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통일 활동에서도 리더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때문이다.

주부 역사·통일골든벨 열기도 대단

“구미시협의회의 첫 번째 자랑거리는 화합입니다. 토론은 치열하지만 합의된 결과에 대해서는 일사불란하게 실행에 옮기니 불협화음이 생길 틈이 없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았지만 자문위원님들이 하나 된 마음으로 도와주셔서 모든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올 수 있었습니다.”

13기부터 민주평통과 인연을 맺어온 김철호 구미시협의회장은 17기에서 협의회장직을 맡으면서 새삼 지역 자문위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한다.

여성지도자 통일안보교육.

올해 시도한 ‘주부 역사·통일골든벨’도 자문위원들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지역 내 200여 명의 주부들이 참가한 이 행사의 열기는 ‘청소년 역사·통일골든벨’ 못지않게 뜨거웠다. 고등학생 수준의 쉽지 않은 문제들이 출제됐으나 주부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기에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로 영화 ‘인천상륙 작전’을 상영했다.

그러나 과제도 있다. 경북에서도 가장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구미 시민들 사이에는 통일 공감대가 약하고 민주평통의 존재감도 두드러지지 않은 것이다. 2015, 2016년 탈북민들로 구성된 평양예술단을 초청해 구미지역의 문화예술단체인 한두레마당과 협연하게 한 것은 지역민들과 하나 된 통일 활동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열 번의 통일교육보다 한 번의 문화사업이 시민들에게 통일의식을 더 강하게 심어준다는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구미시협의회가 주최한 ‘고등학생 역사·통일골든벨’ 대회.

“앞으로도 북한이탈주민과의 화합, 청소년과 여성들이 함께할 수 있는 통일사업을 통해 통일 공감대 확산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우리 98명의 구미시협의회 자문위원들은 그 어떤 어려움도 즐겁게 극복해나갈 준비와 각오가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