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호 > 해외지역회의
해외지역회의 / 제16기 3차 해외지역회의 열려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개최된 제1차 해외지역회의와 6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린 2차(아세안·대양주·캐나다·중남미·러시아·중앙아시아)에 이어, 3차 해외지역회의가 9월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제16기 해외지역회의 피날레이자 16기 출범 이래 15개월 동안 축적해온 자문위원들의 통일역량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먼 나라 유럽, 중동, 아프리카와 이웃 나라 일본, 중국 등 61개국 14개 해외 지역협의회 자문위원 570명이 속속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 모여들었다. 이곳에서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 제16기 3차 해외지역회의가 열렸다.
첫날 지역협의회별로 안면을 튼 터라 둘째 날 본 행사가 진행된 컨벤션홀의 분위기는 어색함이 사라지고 화기애애했다. 먼저 오공태 일본부의장이 개회 인사를 통해 “이 자리에 모인 자문위원들은 조국의 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위해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 항상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번 해외지역회의를 통해 다시 한 번 통일의 의지를 다지고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훈복 중국부의장은 “중국 지역은 민주평통의 역사가 짧아서 제14기에 중국협의회가 24명의 자문위원으로 출범한 이래 16기에는 5개 협의회 277명이 참여하고 중국지역회의도 신설됐다”고 보고한 뒤 “한중관계, 북·중관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 변화에 민간 통일외교의 최선봉에 서 있는 해외 자문위원들의 역할과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덕 유럽부의장은 “해외동포들에게서 통일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하나로 결집해 희망찬 통일 비전을 갖게 하겠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추진 업무로 “1세대가 2세대에게 배운다는 자세로 세대 간 신뢰와 소통을 통해 차세대 민간 통일외교를 준비하겠다”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통일의 3대 조건이 충분히 성숙됐다”
기조연설에서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이 자리에 모이신 자문위원들은 대통령께서 직접 위촉하는 통일의 전사들”이라며 “통일은 전적으로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고 말했다.
현 수석부의장은 통일의 3대 조건으로 ‘국제사회의 지지’, ‘북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 ‘대한민국 국민의 통일의지’를 꼽고, 이미 3대 조건이 충분히 성숙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통일이 머지않았음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하여 현 수석부의장은 “첫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수차례 정상회담을 했고, 미·중·러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하는 등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은 이미 확보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둘째, 최근 중국에 머물고 있는 북한 주민 100명을 인터뷰한 결과 절대 다수가 ‘통일이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하고 ‘남한식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 주민들은 대한민국 중심의 통일을 지지하고 있으며, 셋째, 우리 국민들도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에 호응해 1년 전보다 통일에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은 한민족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근원적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봉 사무처장은 이어진 ‘2014 민주평통 주요 업무 보고’에서 지난 7월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와의 유기적 협조체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민주평통에서 먼저 통일 어젠다를 제안해서 통준위에 전하면, 통진위가 이것을 정책으로 가다듬고, 이것이 다시 민주평통으로 와서 각 영역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민주평통은 통일 준비의 시작과 끝”이라고 말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북한 동향과 남북관계 전망’에 대한 특강에서 “북한에서는 우리가 오징어라 부르는 것을 낙지라 하고 낙지를 오징어라 부른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통일 후 무엇을 할 것인지,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생각하는 통일 상상력을 키우자”고 제안했다.
둘째 날 오전 일정을 마친 해외 자문위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통일대화를 하기 위해 청와대 연무관으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에게 “국내외에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통일 환경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민주평통에서 진행한 초등학생 북한 친구에게 편지쓰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조시은 양의 편지 내용을 언급하며 “평화통일은 후대에게 물려줄 가장 값진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에는 일본, 북유럽, 중동 3개 지역협의회에서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박상홍 일본지역회의 간사는 “1975년부터 시작된 조총련 모국방문단 사업이 큰 효과를 거두어 많은 조총련 동포가 한국 국적을 취득했음에도 여전히 조총련에 7만 명의 회원이 있다”면서 “이들이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월아 북유럽협의회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독일 함부르크대학 한국어학과 학생 120여 명을 대상으로 ‘남북한은 왜 통일이 돼야 하나’라는 주제로 에세이 쓰기대회를 개최한 결과 독일 청소년들도 한반도 통일에 대한 관심과 식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이제 교민만을 대상으로 한 우물 안 개구리식 통일 활동이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 파고들어 국제사회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임호성 중동협의회 자문위원은 “중동협의회는 남부유럽·중동·아프리카협의회에 소속돼 있다가 20011년 독립해 현재 15개국, 73명의 자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한 뒤 “현재 중동에는 한국인들도 놀랄 정도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 이 현상을 어떻게 하면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 여론으로 연결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통일대화 행사는 가수 이승철 씨와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탈북 청년들이 모여 만든 ‘위드유’합창단은 지난 8월 14일 이승철 씨의 지휘로 독도에서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노래 ‘그날에’를 발표했고, 8월 29일에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자선공연을 통해 영어 버전 ‘그날에’로 현지인들의 가슴을 적신 바 있다. 이날도 이승철 씨의 지휘에 맞춰 아름다운 통일송을 들려주었다.
“최근 북한의 외교 행보는 상황이 절박하다는 방증”
셋째 날에는 북한 인권 개선 청년단체인 나우(NAUH) 지성호 대표의 ‘내가 겪은 북한’ 증언에 이어, 지난 7월 출범한 통일준비위원회의 정종욱 민간 부위원장이 ‘한반도 통일시대를 위한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직접 연단에 서 ‘통일 환경 변화와 외교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을 했다.
정종욱 부위원장은 “통일준비위원회에서 올해 안에 통일 로드맵인 ‘한반도 통일헌장’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통일에 대한 가장 중요한 문서는 냉전체제가 무너지기 전인 25년 전에 만들어진 1989년의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인데 이제는 새로운 청사진을 그릴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경제 개발 협력을 위해 관련 부처, 연구소와 함께 통합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하고 이미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사실도 공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북한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외교를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북한의 이런 행태는 북한이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또 북한 핵문제에 대해 “핵을 보유할수록 비용이 혜택보다 크다는 점을 북한이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군사적으로는 미국과 공조해 확장 억지력을 강화하고 비핵화 협상은 6자회담 재개 때 의미 있는 협상이 되도록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14개 협의회가 분임토의 결과를 발표했다.
3차 해외지역회의 협의회별 분임토의 결과 주요 내용
일본 일본 내에는 현재 20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고 민단에서는 2003년 탈북자지원민단센터를 설치해 정착금 지급, 주거 알선, 공공기관의 각종 수속 및 의료 지원, 일본어 교육, 취업 알선 등을 하고 있다. 일본동부협의회는 북한 인권을 주제로 강연회 및 사진전을 열고 일본 NGO와 연대해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중부협의회는 문화·스포츠 분야에서 민단과 민주평통이 중심이 돼 조총련과 공동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본긴키협의회는 뉴커머 한국인,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등 동포 3, 4세들이 한일 간 가교가 되도록 인재 발굴과 육성에 힘쓰겠다고 했고, 일본서부협의회는 한반도와 가깝다는 지역 특성을 활용해 ‘조선통신사 행렬’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베이징협의회는 중국에서 남북한 민간 교류 및 접촉을 통한 통일 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대(對)중국 통일공공외교의 구심점이 될 것을 다짐했고, 광저우협의회는 독립운동 유적지를 활용한 차세대 역사·통일교육을 제안했다. 칭다오협의회는 문화예술 행사와 현지 언어로 된 책자와 시청각 자료를 통해 통일을 홍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상하이협의회는 “중국의 법과 체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창조적으로 통일운동을 할 수 있는 지혜와 전략적 인내가 필요하다”고 통일사업의 애로사항을 발표하기도 했다. 선양협의회는 조선족학교 청소년들을 위한 민족 정체성 교육, 체육 및 문화 교류 등 동북3성 7개 지역에 맞는 민간 통일외교와 공공외교 방안을 제안하면서 경제적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 영국협의회는 현재 런던을 중심으로 600여 명의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이들이 정착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밝히면서 탈북 1.5~2세대를 위한 통일교육과 멘토링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유럽협의회는 현지 국가의 문화와 사고를 잘 이해하는 차세대가 국제적인 평화통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정체성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고, 북유럽협의회는 젊은 2세대들을 통해 외국 청소년들에게 남북한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사업을 제안했다. 중동협의회는 해외에 파견된 외화벌이 북한 노동자 4만 명 가운데 9000여 명이 중동에 체류 중이라며 해외 거주 북한 근로자 돕기를 제안했다. 아프리카협의회는 주남아공 한국대사관, 현지 북한 대사관과 협력해 북한 학교에 원어민 영어 강사를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