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호 > 협의회 탐방
협의회 탐방 / 경북 김천시협의회
남부 내륙의 중앙에 위치한 경북 김천시의 통일공감대 운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대가 함께하는 통일골든벨’, ‘청소년 눈높이 통일교실’, ‘통일시대 시민교실’, ‘통일 연극제’ 등 기획력이 돋보이는 작은 통일운동의 노하우에 대해 들었다.
지난 9월 27일 김천 부곡초등학교 강당에서 제3회 ‘3대 가족 통일골든벨’ 행사가 열렸다. 이 대회를 주최한 민주평통 김천시협의회의 최용남 회장은 “이 자리가 북한과 통일에 대한 기초지식을 길러 통일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건전한 안보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했다.
김천시협의회는 3년 전부터 초등학생이 부모 또는 조부모와 2인 1조로 한 팀을 이뤄 참가하는 ‘3대 가족 통일골든벨’을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 2회는 김천 관내 초등학교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팀이 본선에서 실력을 겨루는 방식이었으나, 올해는 한 학교를 선정해서 ‘찾아가는 통일골든벨’ 행사로 바꿨더니 오히려 80여 팀이 참가 신청을 하는 등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호응이 더 커졌다고 한다. 또 가족 단위 팀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초등 1~6학년생이 한자리에서 겨룰 수 있는 것도 이 대회의 장점이다.
‘3대 가족 통일골든벨’은 통일과 북한, 남북관계에 대한 시사적 내용을 위주로 출제된 주관식 단답형, 객관식형, OX형 문제를 마지막 한 팀이 남을 때까지 푸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패자부활전을 통해 초반에 탈락한 팀을 구제하고, 내빈들이 내는 즉석 퀴즈를 풀면 경품을 증정하는 등 시종 흥겨운 분위기에서 행사가 치러졌다. 김연정 김천시협의회 행정실장은 “사전에 예상문제 500문항을 뽑아 나눠줬는데 각 팀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했는지 문제를 다 맞혀서 우열을 가리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대상인 통일골든벨상은 아버지와 함께 참가한 김요셉(3학년) 가족에게 돌아갔고, 이승진 가족 등 20여 명이 수상을 했다.
한편 이날 부곡초등학교에서는 통일골든벨 행사와 병행해 ‘통일을 위한 가족 달빛 축제’가 진행됐다. 이 행사에서는 초등학생들이 평화와 통일, 나라 사랑 등과 관련된 책을 읽은 뒤 엽서 쓰기와 독후감, 포스터와 표어, 만화와 가족신문 등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제작된 작품 250여 편이 전시됐다.
통일골든벨 행사를 기획한 석현목 김천시협의회 간사는 “학교 측이 150개 팀을 참가시키겠다고 했으나 행사 운영을 위해 90개 팀으로 제한할 만큼 참가 열기가 높았다”면서 “3대 가족 통일골든벨은 앞으로 김천시협의회의 특화사업으로 정착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남한 내륙의 중앙에 위치한 경북 김천은 인구 13만5000여 명, 면적 1000㎢가 조금 넘는 소도시이지만 KTX 경부선, 경북선 철도,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관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영남의 관문’이라는 자부심이 높은 고장이다. 면적의 70%가 임야로 이곳에서 자라는 포도와 자두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포도와 자두의 고장, 새콤달콤한 통일 아이디어
이런 지역적 특성을 살려 김천시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전북 완주군과 자매결연을 하고, 올해 9월 29일 완주군을 방문하는 등 매년 양쪽을 오가며 영호남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10월 16일에는 김천생명과학고등학교에서 2014 청소년 눈높이 통일교실을, 10월 29일에는 김천예술회관에서 통일시대 시민교실을 열었다.
한편 김천시협의회는 김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30여 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 김천경찰서와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북한이탈 청소년 멘토링, 북한이탈주민 법률 자문 지원, 취업 지원, 장학 지원, 의료봉사, 기타 기관 간 협의에 의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배영애 여성분과위원장의 아이디어로 김천시협의회 여성위원회 주관하에 ‘북한이탈주민이 만드는 행복한 통일 연극제’도 준비 중이다.
석현목 간사는 “다른 지역에서도 시민교실을 열고 있지만 대부분 강연회에 그친다”면서 “김천시협의회에서는 행사 전에 통일의식 설문조사를 한 뒤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거나 공연과 글짓기 대회 등을 함께 열어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천시협의회가 작지만 알차게 살림을 꾸려나갈 수 있는 것은 자문위원들이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저희 협의회는 현재 지역대표 20명과 직능대표 32명으로 총 52명의 자문위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기획운영, 교육홍보, 문화예술, 사회복지, 여성, 청년, 교류협력의 분과위원장님들과 분과위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성과 청년분과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하고 특히 분과위원장님들의 회의와 행사 참석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최용남 회장은 2만여 명의 회원을 거느린 김천시위생연합단체를 이끌며 직능단체 대표 자격으로 지난 5월 16기 김천시협의회장에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