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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 COVER STORY

COVER STORY / 남북관계 전문가 대토론회

제2세션 - 바람직한 남북관계 형성을 위한 우리의 과제

“남북한 문제 주체는 남과 북, 그러나 국제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제2세션은 ‘바람직한 남북관계 형성을 위한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제자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한의 대외전략 변화-대남정책과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3차 핵실험에 따른 북핵 문제의 성격 전환, 김정은 체제의 ‘선택적 병행’ 대외전략, 김정은 시대 대남정책 지속과 변화, 김정은 체제에서의 대북정책 고민, 한반도 위기와 출구전략 등에 대한 세부적 견해를 발표했고, 두 번째 발제자인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박근혜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의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박근혜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을 정리하고 북한 정세와 정책환경적 도전, 그에 따른 대북·통일정책의 추진 방향과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근식 교수는 “북한은 미국과 중국에 병행적으로 안전보장을 받고, 경제 원조 부분에서도 자신들의 요구를 한국이 맞춰주면 한국에게 원조를 받고, 안 되면 중국에게 받겠다는 ‘선택적 병행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보장받기 전에는 절대 협상 자리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대남정책에 대해서도 화해협력을 하겠다면 하지만, 아니라면 대결도 불사하겠다는 게 지금의 북한의 대남정책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북한이 목숨을 걸고 마지막 전략적 배팅을 했으며, 그것을 통해 노리는 것은 ‘평화협정’이라고 주장하며 우리도 거기에 대해 북한에게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이고,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한반도 평화의 안을 정확히 만들고 배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 김수암 박사는 “우리나라는 정권 교체 때마다 대북정책이 흔들려왔고, 이것이 북한이 대남전략을 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것에 대한 내부적 고민이 있어왔기 때문에 “박근혜정부의 신뢰 프로세스는 핵을 중심으로 한 안보와 경제 교류, 사회적 교류, 인권과 인도적 분야 등을 포괄적으로 인식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순수 인도적 지원부터 북한 주민의 사회권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하면서도 그 전에 “인도적 지원에 대한 명확한 개념 규정이 대국민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조사위원회 구성을 결의한 만큼 우리도 남북관계와 국제관계의 틀 속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북한에서 제기할 가능성이 있는 평화협정 문제에 대해서도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갖고 다자회담이나 양자회담, 한중미 전략회담을 통해 풀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이어 최완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미국과 중국, 그리고 동북아 국가들의 한반도 정책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변수가 되면 한반도 문제는 풀 수가 없다”며 남북한 당사자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없었던 점에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영자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과대 포장된 측면이 있다. 마치 중국이 없으면 북한도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국제관계에서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기 때문”이라고 꼬집으며 “김정은 체제는 지배연합체제이므로 북한지역 내 직간접적인 민주화 세력을 키워내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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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번 대토론회는 북한의 3차핵실험 이후 긴장일변도로 흐르고 있는 남북관계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적 변화와 중심축이 무엇인지 모색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한반도 평화안 갖고 출구전략 짜야
김창수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북 제재나 군사적 대응 등 우리가 가진 카드도 많은데 왜 북한이 가진 핵에 대해 패배주의적 발상을 하는가. 북한이 핵을 갖게 됐는데 평화체제가 가능하겠는가”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이헌경 동아대 교수는 “북한이 한국을 너무 얕잡아보고 있다”며 한반도 군비협상에서 남한을 계속 제외시키고 모든 군사적 문제를 미국과 풀어가겠다는 북한의 관점을 비판했다.

성기영 연세대 교수는 “최근 3차 핵실험 이후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긍정적 교훈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한반도 핵 문제에 있어 미국도 중국도 아닌 한국 정부가 당사자로서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깨달음이며, 두 번째는 북한의 도발적 시도에 대해서 한국 정부나 국민들이 절제되고 차분하게 대응을 했다는 점, 그리고 세 번째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과 언어의 위협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북한이 경제 건설과 핵 개발을 병행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대외무역, 해외 투자 유치 등은 핵 발전과 전혀 상반되는 것이어서 병행할 수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 정부가 명확한 카드를 가지고 대화 제의를 하고 실천해나간다면 출구전략은 얼마든지 효과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영종 중앙일보 북한전문기자는 “김정은이 얻은 건 잘 모르겠지만 잃은 건 확실하다. 남한에서 자신을 옹호해주던 기반이 많이 사라졌다. 내부적으로 보면 우리는 안보 불감인데 잘못 포장되어서 외신에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보인 것 아니냐”며 반론을 제기했다.

임재천 고려대 교수는 “북한 지도부는 핵을 유지했을 때 평화관계가 유지된다고 보고 있는데 이런 현실주의자들에게 이상적인 제안을 한다고 해서 협력이나 신뢰가 가능할 것인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북한 사람들은 영어를 안 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는 것조차 쉽지 않으므로 그들과 함께할 것이라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또한 우리가 핵 만들기에 목숨을 걸면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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