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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 나눔공감

나눔공감 / 시카고협의회 진안순 회장

‘사랑의 점퍼’로 한국인의 情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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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의회가 매년 1월 19일을 ‘진안순의 날’로 선포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한인 개인을 위해 시의회가 열리고 결의안이 통과된 것부터가 처음 있는 일이다. 진안순 회장의 따스한 나눔 활동이 미국인들의 마음까지 풍성하게 채우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오전, 미국 시카고 시청의 시의사당은 시카고 시의회가 처리해야 할 수많은 안건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램 이매뉴얼 시장은 리처드 멜 시의원이 발의한 ‘진안순의 날’ 결의안 통과를 위해 시의회 본의회를 직접 주재하고 한미우호네트워크 ‘사랑의 점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매년 1월 19일은 ‘진안순의 날’
자신의 지역구에서 진안순 회장이 주도하는 한미우호네트워크 ‘사랑의 점퍼’ 행사와 ‘사랑 나눔 음악회’ 등이 열리자 직접 참석해 뜻을 함께했던 시카고 시의회 멜 시의원이 결의안 상정과 통과에 발 벗고 나섰다. 만장일치로 통과된 결의안은 이매뉴얼 시장과 수전 멘도자 서기관의 서명으로 공식 발효되었다. 시카고 시의회가 한인 개인을 위해 결의안을 준비한 것은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의미는 더욱 크다. 미국 내에서도 한인으로서는 처음 제정된 기념일이라 미국 사회도 크게 반응하며 앞다투어 이를 기사화했다.

멜 시의원은 결의안을 통해 “진안순 지니뷰티 대표는 1981년 시카고에서 설립된 지니뷰티를 운영하며 전국에 지점을 설립하는 등 성공적인 회사로 키웠다. 또 지역사회 봉사에도 힘써 한미우호네트워크를 통해 500장의 방한점퍼를 불우이웃에게 무료로 배포했다”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1월 19일을 ‘진안순의 날’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매거릿 로리노 시의원도 지지 발언을 통해 “진 대표는 한인사회 리더로서 평소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결의안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시카고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진 회장은 미국 내 최대 도매기업인 ‘지니뷰티(Jinny corp)’의 대표이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시카고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두 가지 직책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는 자신이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을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숙자와 저소득층 돕기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범위한 지역의 수많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도움의 손길을 펼치기 위해 그는 3년 전 미주 중서부한인연합회와 함께 ‘한미우호네트워크’를 조직했고, 지난해와 올해 시카고는 물론 일리노이, 미시간, 캔자스, 샌프란시스코, 댈러스, 오하이오, 뉴저지 등 7개 지역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새겨진 방한용 ‘사랑의 점퍼’ 나누기 행사를 실시했다. 도움의 손길을 받은 이들의 숫자만 해도 4000여 명에 달한다. 뉴올리온스에서 홍수가 났을 때는 회사차원에서 자선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그 외 노숙자들에게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눠주는 등 그가 펼치는 나눔 활동에는 언제나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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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랑의 점퍼’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부착되어 한미 우호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어머니의 뜻 이은 나라 사랑
진 회장의 나눔 실천은 단순히 불우한 이웃을 돕는 1차원적인 활동이 아니다. 그가 기획한 사랑의 점퍼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새겨져 도움을 받는 이들은 한국인의 따스한 마음을 느끼며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다. 그가 나눠준 음식에는 손수 만든 잡채, 불고기, 만두 등 외국인들도 친근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한식 메뉴가 포함되어 있다. 낮은 곳에서부터 세심하게 기획하고 준비된 이웃 사랑 실천이자 나라 사랑 운동인 셈이다.

“대도시에는 그나마 어려운 이웃들을 돌볼 수 있는 단체나 활동가가 많지만 지방의 작은 동네까지 그런 도움의 손길이 미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저를 만난 분들이 더 저를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는 거 같아요. 그런 따뜻한 대접을 받아본 적이 잘 없던 분들이라 기립박수를 치며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진 회장의 이러한 헌신적인 활동의 배경에는 어머니 김정호 여사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정호 여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경찰총경을 지낸 분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라와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올곧은 모습을 보고 자란 진 회장 역시 한 사람의 국민이자 사회인으로, 또 여성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왔다.

“어머니는 분단된 조국을 늘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앞장서는 여성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진 회장은 어머니의 뜻을 이어 다음 세대들을 위한 통일교육과 홍보 활동에도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시카고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사진전을 개최하고, 수많은 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사진전에는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그들의 손자 손녀까지 데려와 관람하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그들에게는 이 사진전이 그들의 역사이자 가족의 역사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기에 의미가 더욱 깊다.

진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에도 사진전을 비롯한 다양한 통일교육 행사와 교육 활동에 매진할 생각이다. 그와 더불어 한미우호네트워크를 통한 장학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의 이러한 민간 활동이 한국과 미국의 우호적 협력관계를 돈독히 하고 세대를 잇는 통일운동의 커다란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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