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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과 북한의 관광산업

외화벌이 수단으로 선호,
성공 가능성은 회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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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북한 강원도 원산시 마식령 스키장.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현대식으로 건설한 현지 호텔 내 서양식 뷔페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관광객 수는 당국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여행사, 우리여행사 제공>

북한 김정은 정권이 관광산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면서 외화를 벌어들일 채널이 막혔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면서도 현금 유입이 빠른 관광산업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북한 관광산업의 문제점과 전망을 살펴본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7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는 금강산 관광과 관련된 뉴스가 언론에 잘 나오지 않으며 국민들 기억 속에서도 희미해지고 있는 것 같다. 반면 북한의 관광 개발과 관련된 움직임들이 외신을 통해 자주 보도되고 있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인터넷에 올린 북한 지하철의 모습이나 쇼핑센터 등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는 투자 설명회 등에 관한 보도들도 종종 나온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이 관광산업 발전과 관광자원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과거 김정일 정권 시절에도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백두산 관광, 개성 관광 개발 움직임이 있기는 했지만 현재처럼 왕성한 활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은 왜 이렇게 관광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외화 획득에 용이한 관광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면서 북한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북한이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채널은 중국에 지하자원을 수출하거나 중국과 러시아에 인력을 송출하는 방법, 그리고 관광산업 이 세 가지 정도다. 그런데 지하자원 수출은 그 대상 국가가 중국으로 한정되어 저가 수출의 우려가 있고, 그나마 장성택 처형 이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 인력을 송출하는 방법은 노동자들의 급여를 통해 정기적인 수입이 보장되기는 하지만 북한 노동자 이탈의 위험과 함께 인력 관리의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에 비하면 관광산업은 지속 가능하며 현금 유입이 가장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관광산업은 국가의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며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평가를 살펴보면 폐쇄된 북한 사회에 실망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북한을 방문하기 전보다 북한에 대한 이해도나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개선되었다는 의견도 꽤 존재한다. 그러므로 북한은 관광산업을 통해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이런 부수적 이익을 기대할 것이다. 아울러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산업인 관광산업은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하지 않아 역시 북한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셋째,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은 김정은의 개인적 배경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스위스는 금융과 관광산업이 발달한 서비스산업 강국이다. 이러한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에 교육을 받은 김정은은 정권을 잡은 직후부터 관광산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 고려항공의 서비스 개선이나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체험하는 테마형 관광상품 선보여

과거 북한의 관광상품은 주로 김일성 부자의 혁명 사적지를 둘러보거나 이름난 자연경관을 살펴보는 정도의 아주 초기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은 이처럼 단순히 ‘보는 관광’을 벗어나서 ‘체험하고 느끼는’ 테마형 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의 대표적 산업단지인 남포단지를 둘러보는 산업관광(Industrial Tourism)을 비롯해 자전거 일주, 스키, 골프와 같은 레포츠 관광상품도 등장했다. 심지어 아직 활성화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일반 가정을 방문하는 홈스테이 체험상품까지 등장했다.

또한 북한 관광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베이징의 외국 여행사들에 따르면 북한 관광당국이 과거와는 다르게 관광 루트를 정하거나 관광 스케줄을 짜는 것과 관련해 유연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북한 관광당국의 ‘유연성’은 어디까지나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의 유연성을 의미하지만, 그래도 과거와는 다르게 조금씩 자본주의적 비즈니스를 배워가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산업인 관광산업의 특성상 중요한 관광인력의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기존의 관광학과에 더해 장철구평양상업대학에 호텔경영학과와 봉사학과를 신설하고, 정준택원산경제대학에 관광경제학과를 설립해 관광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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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3년 스페인의 북한 여행상품에 등장한 김정은. 상품 가격은 7, 8월 7박 8일 일정에 1450유로(약 210만 원)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차이나데일리>

그리고 북한은 관광지역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의 관광 투자 유치 설명회도 과거에는 주로 중국의 단둥이나 옌지 같은 곳에서 열렸는데 최근에는 그 장소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금강산~원산 일대를 국제관광지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후인 지난 3월에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대대적인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렇게 관광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관광이 제조업에 비해 자본력이 적게 요구되기는 해도 국제적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일정 수준의 관광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의 관광산업 육성 노력은 관광상품 구성의 다변화, 관광인력 육성, 관광 투자 유치와 같은 관광산업의 여러 분야에서 과거와는 다르게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관광객 유치 위한 매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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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4년 10월 17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열린 ‘제3회 중·조 경제무역문화관광박람회’. 북한 홍보관에서 관람객들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현장 지도 사진 등을 보고 있다. 김정은이 등장한 사진은 금빛 테두리를 둘렀다.

그렇다면 김정은 정권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의 관광산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국가의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지만 크게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는 주변에 규모있는 관광시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둘째는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 요소가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중국이라는 거대 관광시장이 있는 덕분이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할 만한 매력 요소, 즉 ‘쇼핑관광’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은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매력 요소가 부족하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동기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를 방문하는 신기한 경험(주로 서유럽 관광객)’이나 ‘경제 발전 이전의 과거에 대한 향수(주로 중국인 관광객)’인데 이러한 동기로는 관광객들을 대규모로 유치할 수가 없다.

관광 투자 유치도 역시 쉽지 않다. 투자 유치의 관건은 비즈니스의 신뢰성이다. 그런데 이미 북한은 현대아산과의 금강산 사업에서 보여준 것처럼 비즈니스에서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우방국가인 중국에서조차 투자를 꺼리고 있다.

결국 북한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북한만이 가지고 있는 관광 매력도와 투자 신뢰도를 높이지 않는 한 북한 관광산업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관광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한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북한의 관광산업은 두 가지 이유에서 남한의 도움이 절실하다.

첫째, 북한의 관광자원들은 세계 관광시장에서 볼 때 그 매력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남한 관광객들에게는 다르다. 한민족이라는 동질감 때문에 남한 관광객들에게는 그 매력도가 높다. 금강산 관광객의 99%가 남한 관광객이었다는 것이 이것을 증명한다.

북한 관광산업은 남한의 도움 절실

둘째, 북한이 국제 관광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남한의 도움이 필요하다. 북한은 대규모 국제 관광 개발이나 투자 유치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이러한 분야에 대해 남한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지 않고서 다른 외국 국가의 투자를 유치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남한은 북한과의 관광협력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일방적인 지원에만 그치고 북한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남한도 얻는 것이 있다.

첫째, 금강산 관광이 정상화되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남북관계 정상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의 양대 축인데, 한쪽 축이 망가진 상태에서는 남북관계 발전은 어렵다.

둘째, 남한의 관광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북한과의 관광협력이 이뤄지면 관광산업 부문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외국인들에게 더 매력 있는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사업도 북한의 협력 없이는 반쪽 사업이 되겠지만, 남과 북이 협력하면 전 세계를 통틀어 오로지 한반도에서만 방문할 수 있는 멋진 평화·관광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관광산업 개발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한의 도움이 필요하고 북한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관광 투자 설명회나 금강산 국제관광지구 법규에서 남한의 투자를 배제하지 않으며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한도 DMZ 생태평화공원 사업이나 ‘통일 대박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북한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을 어떻게 실제적인 행동으로 실현하느냐는 것인데, 남북 당국의 움직임을 볼 때 앞으로도 계속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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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석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지리학 박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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