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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혁 보스턴협의회장

“북한 결핵 퇴치운동으로 미래 통일비용 절감할 수 있어”

김성혁 보스턴협의회장

북한 어린이 폐결핵 환자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보스턴협의회의 김성혁 회장은 북한 결핵 문제를 핵문제 못잖은 우리 사회의 위협이라고 경고한다. 빠른 전염성을 가진 결핵이 조만간 한반도 전체를 덮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폐결핵 퇴치를 통해 미래 부담해야 할 통일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김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북한 사회에 폐결핵 발병 경고등이 켜졌다. 영양 부족과 열악한 위생 때문에 특히 어린이들의 유병률이 위험 수준에 달했다. 북한의 폐결핵 확산은 북한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빠른 전염성 때문에 한반도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질병이다. 북한 폐결핵 문제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북한 어린이 폐결핵 환자 돕기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보스턴협의회가 발 벗고 나섰다. 보스턴협의회 의료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북한 폐결핵 발병 실태를 홍보하고, 결핵 퇴치를 위해 재정 지원을 하는 한편 현장 관계자 초청 교류 등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유진 벨 재단 회장이자 벨 선교사의 자손인 스티븐 린튼 박사 등을 초청해 북한에서의 결핵 발병 현황에 대해 보고를 듣고 동포 사회의 후원을 촉구하는 모임을 가졌다.

“북한의 핵개발 못지않게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가 북에 만연한 결핵입니다.

일반적으로 폐결핵은 기본 치료제를 꾸준히 투약하고 관리하면 치료되지만, 이미 결핵 치료약에 내성이 생기고 전염성 강한 ‘다제내성 결핵’이 발생한 북한의 경우 결핵을 퇴치하기가 매우 어렵죠. 그래서 결핵에 가장 취약한 북한 어린이를 돕는 것은 매우 시급한 일이라는 판단에 따라 우리 보스턴협의회가 나선 것입니다.”

특히 유진 벨 재단은 새로운 결핵 치료법을 개발해 기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결핵을 조기 치료할 수 있는 약제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지원은 장기적으로 통일 후 우리가 감당해야 할 통일비용을 절감하고, 대한민국의 보건 지원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성혁 회장(사진)이 이끄는 보스턴협의회는 이 밖에도 재보스턴 동포와 유학생들에게 북한 인권 문제를 널리 알리고 통일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펼쳐왔다. 지난해 3월 15일에는 브라운대학 한인학생회와 LiNK(Liberty in North Korea, 북한의 자유를 위해 활동하는 인권단체)가 주최하는 대북 포럼을 후원함으로써 젊은 세대들과 함께 호흡하며 통일 문제를 고민했다. 김 회장은 이 행사에 대해 설명하며 “보스턴은 널리 알려진 교육도시인 만큼 국내 청소년과 대학생들과의 교류도 언제나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유진 벨 재단과 함께 한 북한 결핵 발병 현황 보고회.

지난해 7월 27일에는 6·25 정전 기념식 및 강연회를 열고 6·25 참전용사 세 명을 초빙해 한국재향군인회 ‘정의의 사도 메달’을 증정하는 한편 치열했던 전쟁 경험담을 듣는 기회를 가졌다. 이어 12월에는 하버드 법과대학원에서 워싱턴 북한 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 등이 강사로 참석한 북한 인권 포럼을 개최했다.

보스턴협의회는 통일사업뿐 아니라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미 전역 주요 한인 지도자들과 함께 미국 의회로 하여금 한인 전문직들에게 매년 1만5000개의 취업비자를 발급하는 법안을 조속히 시행하도록 촉구하는 청원 로비 활동을 하기도 했다.

북한 정보 신속 확보할 수 있는 장점 살릴 터

김성혁 회장은 목회자다. 한국에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텍사스와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보스턴에 정착했다. 현재 뉴잉글랜드 한미 정치력 신장연대(New England Grassroots Movement) 대표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김 회장에게 통일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실향민의 자손으로 자라며 집안 어른들이 북녘 고향을 애타게 그리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어른들은 이제 거의 다 돌아가셨지만 저 자신은 아직도 자손으로서 그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통일을 앞당기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깊이 느끼곤 합니다.”

광복 이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던 선친의 이력 역시 그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김 회장의 남다른 통일운동은 의무감이나 선친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진>한인 지도자들과 함께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언젠가 김 회장은 강렬한 인상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평양 요소요소에 붙은 대자보를 찍은 사진이었다. 김일성대학, 김책공업대학 등의 학생들이 만든 대자보에는 “인민도 먹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 한마디 말로 북한의 현실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 간에 하루빨리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절로 솟구쳤다. 그런 마음이 바로 김 회장을 꾸준한 통일일꾼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국내에도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많이 계시지만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고 자부하는 미국, 그중에서도 하버드, MIT 등의 명문대와 각종 연구소, 싱크탱크가 다수 포진해 있는 보스턴은 북한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하고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 보스턴협의회가 평화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데 큰 힘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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